젊은 대장암, 5년 새 20~30대 환자 125% 급증

대장암은 흔히 중장년층의 질병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50세 미만 젊은 대장암 환자는 2018년 3,130명에서 2023년 5,187명으로 5년 새 65.7% 늘었습니다.
특히 20~30대 환자 수는 같은 기간 864명에서 1,948명으로 125% 넘게 폭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40대 증가율 42.9%, 50대 9.8%와 비교하면 2030 세대의 증가 속도가 유독 가파릅니다.

해외 흐름도 같습니다.
미국 암학회가 1998년부터 2022년까지 대장암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20~49세에서는 연 3%씩 증가한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연 2.5%씩 감소했습니다.
젊은 대장암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 하필 2030인가…식탁 위의 변화가 원인
전문가들은 젊은 대장암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식습관 변화를 꼽습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과 기름진 배달 음식 섭취는 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섭취는 줄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식생활 점수는 각각 50.3점, 52.8점으로 전 연령대 중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박고운 교수는 대장암이 과도한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비만 같은 생활 습관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19~29세 비만율은 2014년 23.9%에서 2023년 33.6%로 올랐고, 30대도 31.8%에서 39.8%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쌓인 환경적 노출과 장내 미생물 변화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장암의 상당수는 고지방·고칼로리 식단, 비만, 흡연, 음주 같은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고기나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육가공품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치질인 줄 알았는데"…혈변을 넘기지 마세요
젊은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병이 진행되면 혈변, 배변 습관이나 변 굵기의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대장 오른쪽에 생긴 암은 만성 출혈로 빈혈과 피로감이 이어지고, 왼쪽 대장이나 직장암은 혈변과 배변 습관 변화가 흔합니다.
문제는 2030 세대가 혈변을 보고도 "치질이겠지" 하고 넘긴다는 점입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손효문 부원장은 젊은 환자의 혈변은 치질로 오인하기 쉽지만, 육안으로는 치질 출혈과 종양 출혈을 구별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인하대 서지현 교수도 혈변의 가장 흔한 원인은 치질이지만 치질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증상이 반복되면 대장내시경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진 사각지대에 놓인 2030 세대
현재 국가 대장암 검진 대상은 만 50세 이상 남녀입니다.
1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받는 구조라, 2030 세대는 제도적으로 검진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는 2028년부터 검진 시작 연령을 만 45세로 낮추고 기본 검사도 대장내시경으로 바꿀 계획이지만, 젊은 대장암 검진의 문턱은 20~30대에게 여전히 높습니다.
검진율 자체도 낮습니다.
2024년 기준 대장암 검진 수검률은 40.3%로 위암·유방암·간암을 밑돕니다.
국립암센터 박성찬 센터장은 젊은 층이 "내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아 검진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만 40세가 되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내시경으로 용종을 직접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제거할 수 있어, 검사와 예방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 94%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좋은 암입니다.
대한의학회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병기가 국한된 경우 5년 생존율은 94.0%에 달하지만, 원격 전이가 있으면 20.6% 수준에 머뭅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김지훈 교수는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에 발견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 용종이 자라서 생기므로, 용종만 잘 제거하면 예방 효과도 큽니다.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은 검사와 예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젊은 대장암 예방 습관
전문가들이 말하는 2030 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은 생활 습관 관리입니다.
- 가공육 섭취 줄이기 — 햄, 소시지, 베이컨 대신 생선, 두부, 콩, 달걀을 선택하세요.
- 식이섬유 챙기기 — 채소와 과일, 통곡물을 적정량 꾸준히 섭취하세요.
-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 —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근력 운동을 병행하세요.
- 금연과 절주 —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대장암 위험을 높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면, 배변 습관의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른 증상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먼저 진료를 받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세요.

젊은 대장암은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적입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
